국경없는의사회, 로힝야 피해 증언 담은 보고서 발행

국경없는의사회, 로힝야 피해 증언 담은 보고서 발행

환자들과 난민들 증언 모음집...널브러진 시신, 무차별 폭력과 총격, 강간 등 증언

2018년 4월 12일 목요일 — 국제 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오늘(12일) ‘로힝야 피해 증언 보고서’ 한글판을 발행했다. 이 보고서는 앞서 지난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실시한 보건 설문조사 결과의 확장판이다.

당시 설문조사를 통해 국경없는의사회는 2017년 8월 25일부터 9월 24일 사이 미얀마에서 최소 9400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 중 최소 6700명은 폭력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5세 미만 아동도 최소 730명이 살해된 것으로 추산했다.

미얀마 라카인 주 곳곳을 떠나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난민들은 습격과 총격, 총에 맞거나 칼에 찔려 죽은 친척과 이웃, 탈출하는 길목 곳곳에 흩어져 있던 시신들 등에 관한 이야기를 국경없는의사회에 털어놓았다. 국경없는의사회 환자들과 기타 난민들의 증언은 상황의 심각성과 잔혹성을 드러낸다. 이 증언 보고서는 그 내용들을 담은 것으로, 보고서 전문은 https://www.msf.or.kr/article/3782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래는 보고서에 등장하는 증언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널브러진 시신

“오는 길에 시신들을 봤어요. 목이 잘려 있었어요. 강에는 신체 일부들이 보였어요. 마을들을 지나가는데 불 탄 시신 냄새도 났어요. 벌써 두 달째 잠을 못 이루고 있어요.”

– 라테다웅 타운십 조에 파랑/프엣 레이크에서 온 남성, 2017년 11월 4일

“그들은 어린아이들의 시신을 토막 내고 남자들을 따로 데리고 가서 모두 죽였어요. 그러고 나서 시신을 다 모아 불에 던졌어요. 일이 벌어진 곳이 우리 집에서 가까워서 전부 다 봤어요.”

– 부티다웅 타운십 라 바 다웅/파 란 치에서 온 여성, 2017년 11월 26일

 

#무차별 총격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마을에 벌어지고 있는 일을 산에서 내려다볼 수 있었어요. 사람들을 겨냥해서 총을 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땅에 엎드려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사람들까지요.”

– 라테다웅 타운십 조에 파랑/프엣 레이크에서 온 남성, 2017년 11월 4일

“밤새도록 총격이 계속되었고 총소리도 들렸습니다. 날이 밝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군에 저항하는 무리에 합류했습니다. 제 형제들도 거기에 있었어요. 무기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군은 잠시 사라졌다가 더 많은 병력을 거느리고 돌아와서는 군중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았습니다. […] 형제들 중 한 명이 총에 맞아 죽었어요. 헬리콥터들이 집에 불을 지르고 있었는데 우리가 떠날 때까지도 멈추지 않더군요. 우리는 모두 들판으로 달아났습니다. 저는 도망치다가 총에 맞았습니다.”

– 마웅다우 타운십 볼리바자르/디욜 톨리에서 온 23세 남성, 2017년 8월 30일

 

#무자비한 폭력

“여섯 아이를 잃었습니다. 딸 셋, 아들 셋이었어요. 막내는 생후 3개월밖에 안 되었어요. 군을 피해 달아날 때 저는 제 아기와 비슷한 크기의 아기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제 아이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아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지요. 다른 죽은 아기였어요. 아

기의 배가 난자 당해 있었습니다.”

–마웅다우 타운십 툴라 톨리/민 치 이와에서 온 35세 여성, 2017년 9월 14일

“그들은 둔기로 제 아기를 때렸습니다. 머리를 맞아서 죽었어요. 아들의 두개골이 부서져서 뇌가 보였습니다. 그렇게 제 아기를 잃었어요.”

–마웅다우 툴라 톨리/민 치 이와에서 온 25세 여성, 2017년 9월 16일

 

# "모두 강간당했습니다"

 “모그(mogh)* 들이 자주 마을에 와서 소녀들을 데려갑니다. 저항하면 고문해요. 많은 여성들이 고문을 당해요(성폭력을 지칭함). 이웃들 중에도 최소 네다섯 명이 당했어요. 저는 좀 나은 대우를 받았어요. 마을에서 고문당한 여성들이 많지만 그걸 말하지는 않아요. 미혼이라면 아무도 데려가지 않을 테니까요.”

– 마웅다우 타운십 메이 룰라/민 흘루트에서 온 여성, 2017년 8월 30일 (*로힝야인들이 비무슬림 라카인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

“보름에 한 번씩 군인들이 왔어요. 집에 쳐들어와 남자들을 구타하고 소녀들을 강간하기도 했어요. 전에는 마을에 오면 예쁜 소녀들만 데려갔는데 이제는 나이든 여성, 어린 소녀를 가리지 않고 아무나 강간합니다. 우릴 고문했어요.”

– 마웅다우 타운십 짠세 바웅/짠 티 핀에서 온 여성, 2017년 10월 22일

“군이 와서 집들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어요. 거리에서 여자들을 붙잡아가서는 강간하고 가슴을 벤 다음에 죽였습니다.”

– 부티다웅 타운십에서 온 여성, 2017년 11월 26일

 

진흙탕이 된 길을 따라 아이를 안고 방글라데시로 탈출하고 있는 한 로힝야 여성. Moises Saman/매그넘포토/국경없는의사회
나프강을 건너 방글라데시 쪽으로 피난한 로힝야들이 모여있다. Moises Saman/매그넘포토/국경없는의사회
야신 타라 (20세)와 생후 10개월 된 딸 아스마는 지난해 9월부터 방글라데시에서 난민으로 살고 있다. 미얀마군이 집을 태워버리고 가축을 훔쳐갔다고 한다. 아스마는 폐렴에 걸려 열이 높다. Mohammad Ghannam/국경없는의사회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로힝야 난민센터에 디프테리아가 확산되면서 난민들을 치료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스태프들. 디프테리아는 인후염과 고열을 동반하는 박테리아 감염병이다. Anna Surinyach/국경없는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