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서한/기자회견] 지중해 난민 막는 유럽 정부 비판

조앤 리우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 리비아 난민 구금센터의 현실을 전하다

2017년 9월 7일 목요일 —  

[엠바고] 한국시간 - 9/7 목요일 오후6시 / 유럽표준시간(CET) 9/7 오전11시

[브뤼셀 현지 기자회견] 9월 7일 오전 11시 [상세 정보]

 

 

리비아에서 일어나는 고통의 비즈니스를 부추기는 유럽 국가들

 

2017년 9월 7일

조앤 리우 박사

 

이주민과 난민들이 리비아에서 겪는 일들은 유럽 시민과 그들이 뽑은 지도자들의 집단 양심을 깊은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합니다.

사람들을 유럽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일념에 눈이 먼 유럽은 리비아 해안을 떠나는 선박을 붙잡는 일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학대를 일삼는 체계적 범죄 행위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리비아의 이주민·난민 구금 관행은 속속들이 부패했습니다. 현재 자행되는 것들 그대로 말해 보자면 납치·고문·착취로 두둑한 벌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유럽 국가들은 이런 상황 속에 사람들을 묶어 두는 쪽을 택했습니다. 사람들을 리비아로 다시 돌려보낼 수도 없는 일이며 그곳에 묶어 두어서도 안 됩니다.

1년여 동안 리비아 트리폴리의 여러 구금센터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 온 국경없는의사회는 자의적 구금, 착취, 신체적 학대, 기본 서비스 박탈로 이러한 센터에서 남성, 여성, 아동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을 직접 목격해 왔습니다.

저도 지난주에 공식 구금센터 여러 곳을 방문했는데, 사실 이 공식 구금센터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쉽게 착취해도 되는 상품처럼 대우받고 있습니다. 통풍도 되지 않는 어둡고 지저분한 방에서 서로서로 몸을 부대낀 채 지내고 있습니다. 남자 분들의 말을 들어보니 구금센터 마당에서 지쳐 쓰러질 때까지 알몸으로 달리도록 강요 당한다고 합니다. 여성들은 강간을 당한 뒤 가족에게 연락을 취해 석방 비용을 요청하도록 강요 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났던 모든 분들은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로 부디 그곳을 나가게 해 달라고 제게 거듭거듭 부탁했습니다. 그분들은 도저히 감내하기 어려운 크나큰 절망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리비아 해안을 떠나는 사람들이 줄었으니 해상 사망 사고도 예방하고 밀수업자 네트워크도 와해되었다며 이를 일종의 성공적인 일로 높이 평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비아의 실상을 알면서도 이를 성공적이라고 평한다는 것은 좋게 말하면 눈먼 위선이고, 나쁘게 말하면 사람을 상품으로 전락시켜 인신매매범 손에 넘기는 조직적인 비즈니스에 동조하는 냉소적인 공범입니다.

이렇게 문서로 충분히 입증된 악몽 같은 여건 속에 갇힌 사람들에게는 출구가 필요합니다. 보호와 망명을 구할 수 있어야 하고, 본국 송환은 자발적으로 이뤄지도록 절차가 더욱 개선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안전하고 합법적인 통로를 경유해 안전한 곳으로 탈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이를 성공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사람들에게 저지르는 이 끔찍한 폭력을 멈춰야 합니다. 식량, 물, 의료 지원을 충분히 지원하는 등 기본적 인권을 존중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처한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 국가에서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러한 일이 실현되기란 요원합니다.

자신들의 정책이 일으키고 있는 악순환에 정면 대처하는 대신, 정치가들은 극도의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도우려고 나서는 비정부기구들과 개인들을 겨냥한 근거 없는 비난 뒤로 숨어 버렸습니다. 바다에서 수색·구조 활동을 실시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유럽 기금을 지원받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총격을 맞았으며 밀수업자들과 결탁했다는 반복된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범죄자들과 결탁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 사람들을 구조하려고 나서는 사람들일까요, 아니면 사람들을 한데 모아 팔 수 있는 상품처럼 대하도록 용인하는 사람들일까요?

리비아는 벌써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럽 이주 정책이 보여주는 극단적인 최근 사례일 뿐입니다. 이 정책들의 일차적인 목표는 사람들을 시야 밖으로 밀어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 파리, 발칸 지역, 그 밖에 여러 곳에서 목격한 것처럼, 2016년에 체결된 EU-터키 협정은 국경을 걸어 잠그고 사람들을 밀어내는 일에 있어 점점 더 커져 가는 경향입니다.

이는 유럽으로 들어가는 안전하고 합법적인 방법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서 대안을 빼앗고 그들을 밀수업자들의 손아귀로 점점 더 밀어냅니다. 실상 유럽 지도자들은 밀수업자 네트워크를 무너뜨리고 싶다고 주장하면서 말입니다. 밀수업자와 인신매매범들이 그릇된 인센티브로 성행하는 것을 근절하는 동시에 국경 통제의 목적을 달성하게 할 유일한 방법은 국경을 넘어가는 안전하고 합법적인 통로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고 발뺌할 수 없습니다. 갇혀 있는 사람들의 비참한 상황과 끔찍한 고통을 이용해 이득을 챙기는 일은 이제 그만 멈춰야 합니다.

사람들의 유입을 억제하겠다고 유럽 국가들이 기꺼이 지불하려는 범죄 수당금을 대가로 사람들이 강간, 고문, 노예 상태에 처하도록 이대로 두어야 하겠습니까?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 조앤 리우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