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터키 협정 1년 - 난민들의 건강을 대가로 한 협정

EU-터키 협정 1년 - 난민들의 건강을 대가로 한 협정

국경없는의사회 보고서 발표

2017년 3월 15일 수요일 — 아테네/브뤼셀 – EU-터키 협정 후 1년이 흐른 가운데, 오늘 국경없는의사회는 유럽의 이주 정책 실패로 그리스와 발칸 반도에서 사람들이 치르고 있는 대가를 여실히 드러내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주에 대한 접근 방식을 대폭 수정하고 EU-터키 협상의 결과로 수천 명이 겪고 있는 불필요한 고통을 속히 멈추게 해줄 것을 EU 및 회원국들에게 요청한다.

불안 및 우울증 환자 2.5배 증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3배 증가

EU-터키 협정은 이주민·난민의 “유입을 막고” 그리스 해안에서 강제 송환된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터키에게 보상을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유럽 이사회는 이 협정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는 이주민들에게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후로 1년이 지난 지금, 남성·여성·아동 등 수많은 이들이 유럽 외곽의 불안전한 지대에 갇힌 채 오도가도 못하고 있으며, 유럽에 도달하고자 훨씬 더 위험한 밀입국 루트로 내몰리고 있다. 그리스 군도에서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루는 ‘핫스팟’에 발이 묶인 사람들도 있다. 사모스 섬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심리학자 제인 그림스(Jayne Grimes)는 이렇게 말했다.

“이 협정은 우리 환자들의 건강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점점 더 취약해져 갑니다. 이들은 극심한 폭력·고문·전쟁을 피해 도망친 후 극도로 위험한 여정을 이겨 낸 사람들입니다. 자신들의 법적 지위에 관한 정보도 제대로 얻지 못하는데다 생활 여건도 열악해, 사람들의 불안과 우울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떠나 온 곳보다는 안전하고 나은 미래를 찾으리라는 희망도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자살이나 자해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을 볼 때도 있습니다.”

보고서 <EU-터키 협정 1년: EU가 제시하는 대안은 과연 합당한가(One Year on From the EU-Turkey Deal: Challenging the EU’s Alternative Facts)>에 따르면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심리학자들은 불안·우울 증세를 보이는 환자 비율도 2.5배 늘어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고 있는 환자는 3배로 늘어났다고 보고했다. 정신병 증상도 늘어났는데, 이는 중증 외상을 앓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자해·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더 많아졌다는 팀원들의 보고와도 일치한다. 그리스 사모스 섬에서 실시한 근 300회의 정신치료 상담에 따르면, 이 섬에서도 최근 몇 달간 자해·자살 시도 등의 자기 파괴적 행위들이 나타났다고 한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세르비아·헝가리 등지에 위치한 발칸 루트를 따라 외상 환자들이 늘어난 것을 목격했다. 이들이 입은 외상은 EU-터키 협상 며칠 전에 발칸 루트가 폐쇄된 이후로 당한 폭력과 관계가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이주 자문위원 오렐리에 폰티우(Aurelie Ponthieu)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도 유럽 지도자들은 담장을 세우고 이를 계속 넘어오려는 자들을 처벌하면 다른 이들이 생존을 위해 탈출하는 것을 단념시킬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날마다 우리는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억제 정책의 영향으로 신체적·심리적 부상을 입은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이 조치들은 단순히 용납할 수 없는 비인간적 처사일 뿐만 아니라 전혀 효과적이지도 않습니다.”

EU-터키 협정에 반대하는 의미로 EU 및 회원국들의 기금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국경없는의사회는, 망명을 요청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그대로 존중하고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합법적인 통행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재정착, 거주지 재배치, 인도주의 비자, 가족 재결합, 나아가 취업 비자, 학생 비자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들만이 육지·해상 등 모든 유럽 국경에서 일어나는 사망과 고통에 종지부를 찍는 유일하고도 인간적인 해결책이다.

그리스 사모스 섬에 있는 난민들은 철조망 안에 갇혀있다. ⓒMohammad Ghannam/MSF
그리스 모리아 캠프 모습. 수용 인원이 너무 많아 위생 환경이 열악하다. ⓒMSF
이라크에서 대학 교수로 일하던 자말(49). 정치적 이유로 난민이 된 그는 가족과 떨어져 오갈 데 없이 사모스섬에서 머물고 있다. ⓒMohammad Ghannam/MSF
모이라 캠프 전경. ⓒMSF
그리스 모리아 캠프 모습. 수용 인원이 너무 많아 위생 환경이 열악하다. ⓒMSF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에서 온 난민 80여 명이 이 텐트 안에서 거주하고 있다. ⓒM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