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인간이 된 기분”…국경없는의사회, 국제 고문희생자 지원의 날 맞아 증언 공개

26일 '국제 고문희생자 지원의 날'...올 봄에만 전세계 피해자 950명 치료

2018년 6월 26일 화요일 — 국경없는의사회는 26일 ‘국제 고문희생자 지원의 날’을 맞아 의료 구호 현장에서 만난 고문 희생자의 증언을 공개했다.

지안프랑코 데 마이오 국경없는의사회 고문희생자 지원 프로그램 담당자는 “지난 40여년 동안 우리는 전세계에서 고문 및 학대 등으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 병원과 진료소를 찾은 사람들을 만나왔다”며 “우리 환자 중 다수는 무력 분쟁과 박해를 피해 고국을 탈출한 사람들이다. 그 밖에 여러 곳을 이동하던 중 학대와 고문을 당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환자 대다수는 시리아, 수단, 남수단,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출신이며, 그 밖에 세네갈, 감비아, 기니 등 아프리카 서부 출신도 있다. 유럽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센터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환자들도 많다.

아테네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고문피해자 지원센터에서 만난 압둘(가명)은 시리아 전쟁 전까지는 알레포대학의 평범한 법학과 학생이었지만 전쟁 발발 후 정부군 및 이슬람국가(ISIS)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뒤 도망쳤다.

압둘은 “졸업하고 2년간 변호사 일을 하고 결혼해서 두 아이를 얻어 평범하게 살고 있었다”며 “일련의 사건이 벌어지면서 아내와 아이들을 모두 잃었고 나도 부상 당해 잡혀갔다”고 말했다.

압둘은 처음 잡혀가 고문당했던 기억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는 가로 세로 2미터 공간에 60명을 가둬놓고, 지지대에 팔과 다리를 묶고 두 다리에 염소를 뿌리고 바늘로 찔렀다고 말했다.

여기서 풀려난 뒤 압둘은 안전한 곳으로 가야겠다는 꿈을 가지고 그리스로 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압둘은 “사람들이 유럽은 ‘권리의 땅’이라고 하길래, 유럽 국가에 왔으니 이제 마땅한 권리를 누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여기서 우린 그저 서류에 불과한 것 같다. 서류가 준비되면 떠날 수 있지만 그때까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압둘은 “환자인 나를 치료해 준 것은 국경없는의사회”라며 “내게 삶의 의욕을 북돋워주려고 애쓰고 모든 상황을 견딜 수 있도록 도와줬다. 다시 인간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2018년 봄에만 182명의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약 950명의 고문 및 학대 피해자들을 치료했다. 피해 생존자들은 아테네, 멕시코시티, 로마, 그 밖의 이주 루트 곳곳에서 고문 • 학대 • 부당 대우의 생존자를 지원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재활 센터에 오게 된 사람들이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이주 루트에서 실시한 첫 프로젝트는 2012년에 문을 열었다. 이후2014년 10월 아테네 센터를 열었고, 2015년 10월 로마에 시설이 마련됐다. 2015년 11월부터는 멕시코시티에서도 센터 활동을 해 왔다. 2017년 2월, 2018년 2월에도 고문 • 부당 대우 • 학대 생존자들을 치료하는 시설 1곳을 각각 열었다.

아테네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고문 피해자 센터에서 만난 압둘(가명). [국경없는의사회 제공]
아테네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고문 피해자 지원 센터 입구. [국경없는의사회 제공]
이주사랑 언론 홍보 담당 at 국경없는의사회 한국